대학생 노점상…취업난시대 돈벌고 '사업공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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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전북군산시 호원대생 宋모 (26.컴퓨터공학4) 씨는 취업을 포기하고 지난달 21일부터 노점상으로 나섰다.

宋씨가 취급하는 물건은 1만원 미만짜리 여성용 목거리 등 액세서리. 그는 부모로부터 얻은 1백20만원으로 구입한 그레이스승합차를 이용해 도내를 비롯, 광주.대전 등지의 대학가와 젊은 층이 주로 찾는 도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宋씨의 하루 평균매출액은 10만원 정도로 이중 물건구입비 등 각종 경비를 빼면 순이익은 3만원 정도다.

宋씨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을 하지않는 상황에서 취업만을 고집하기 힘들었다" 고 말했다.

올해 전북대 미대를 졸업한 李모 (25.여) 씨도 지난 4월부터 졸업동기생 3명과 함께 50만원을 마련, 노점상으로 나섰다.

이들은 전공을 살려 폐품이나 재료를 직접 구입, 남녀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아 지금까지 5백여만원을 벌었다.

대기업들조차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자 취업을 하지 못하는 대학 졸업.예정자가 노점상으로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 '신세대 노점상' 은 대학가와 도심지역의 젊은층 통행이 많은 길거리를 주로 공략하고 있다.

이들로 인해 지금까지 중.장년층이 주류를 이뤘던 분위기와 달리 노점거리는 생동감으로 넘치고 있다.

취급하는 물건은 젊은층이 선호하는 액세서리부터 가정에서 쓰는 공구.생필품.과일.채소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며 주로 차량을 이용해 판매하고 있다.

하루 평균매출액은 대체로 10만원 미만으로 순이익은 3만~4만원 가량. 원광대 취업보도부장 박순호 (朴淳浩.국어교육과) 교수는 "신세대 노점상의 급증은 취업이 어려운 대학생들이 '사업가' 꿈을 키우기 위해 장사에 대한 경험을 쌓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 말했다.

전주 =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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