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총격요청 사건' 신체감정 법정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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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수사과정에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한 장석중씨 등 2명에 대한 신체 감정이 열린 5일 오후 서울지법 321호 법정. 약 1백분간에 걸친 감정은 정치권의 공방 못지 않게 시종 치열한 신경전 속에 진행됐다.

특히 변호인측은 4일로 예정됐던 감정이 구치소측의 신병인도 거부로 연기된데다 이날도 시작이 지연되자 "법원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 며 검찰측과 30분 가까이 설전 (舌戰) 을 벌였다.

한나라당측에선 휴일임에도 안상수 (安商守).황우려 (黃祐呂).이신범 (李信範).김영선 (金映宣) 의원 등 율사 의원 6명이 총출동, 이번 고문 공방에 사활을 걸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감정인 신문.상처부위 확인.사진 촬영 등의 순으로 진행된 이날 감정에선 절차가 넘어갈 때마다 검찰.변호인측의 의견이 맞선데다 상처를 살펴보던 가족들의 오열로 몇차례 심리가 중단되기도 했다.

먼저 나온 한성기씨는 "8월 31일부터 9월 14일까지 머리.목.가슴을 무차별 구타당하고 무릎을 꿇린 채 발로 짓밟히는 바람에 무릎이 터졌다" 며 당시 입었던 피묻은 회색 내복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감정인으로 선임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한영 (李漢榮.40) 법의학과장은 "전공이 해부병리학으로 외부 상처에 대한 일반 소견을 낼 수 있지만 출혈 등 기타 증후를 입증하기 위해선 내과 등 추가진료가 필요하다" 는 소견을 밝혔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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