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 선정 우수중기 (주)삼성포리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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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아무리 사정이 어려워도 기업이 기술개발을 포기하면 엔진이 멈춰버린 배처럼 금방 가라앉습니다. " 산자부가 선정하는 우수중소기업으로 뽑혀 지난 24일 청와대 간담회에 초청된 삼성포리머 (대표 김평기.55) 는 첨단 기술개발을 '동력 삼아' 불황을 극복하는 대표적인 업체중 하나.

지난 90년 폴리우레탄 원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로 출발한 이 회사는 93년까지만 해도 다른 업체와 엇비슷한 기술과 제품으로 국내 시장에 전력해왔다.

그러나 내수 침체가 심화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김사장은 '기술개발 최우선' 쪽으로 방향타를 틀었다.

중소기업에서는 보기 힘들게 연구원 13명으로 구성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7억여원이라는 거금을 신기술 개발에 쏟아부었다.

그 결과 지난 94년 국내 최초로 무공해 폴리우레탄 재료를 개발, 특허를 출원했으며 바이엘 등 세계적 기업의 제품보다 중량이 20% 이상 가벼운 폴리우레탄 소재도 내놨다.

시공한지 3초만에 재질이 굳는 초스피드 방수제품인 '림 - 스프레이 (RIM - SPRAY)' 도 이 회사의 역작 (力作) . 최근엔 새로 개발한 '일액형 폴리우레탄' 소재로 방수처리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건축용 바닥방수재인 이 제품은 종래 2종류 이상의 재질을 섞어 만든 이액 (二液) 형 폴리우레탄 소재의 단점을 보완한 국내 최초의 일액 (一液) 형 폴리우레탄 방수제. 다른 재질끼리는 혼합이 잘 안돼 품질이 균일하지 않았던 기존 제품의 단점을 개선했고 시공비도 15% 정도 절감했다.

이처럼 기술개발에 매진한 결과 지난해 12월 산자부 산업기술정책연구소에서 선정하는 신기술 (NT) 마크를 획득했고 올 상반기에만 4백만달러 어치를 수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어두운 그늘도 없지는 않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아 자동차에 우레탄 범퍼 제작용 폴리우레탄 소재를 납품했으나 기아가 좌초하는 바람에 5억여원을 고스란히 떼인 것. 그러나 불황일수록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한다는 김사장의 신념에는 흔들림이 없다.

"대기업에 비해 마케팅.홍보 등 모든 면에서 뒤쳐지는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길은 기술개발 밖에 없다" 는 게 그의 지론이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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