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 봅 도울 클린턴 감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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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96년 미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후보로 빌 클린턴 민주당후보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봅 도울 전 상원의원이 섹스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클린턴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27일 미 NBC - TV의 시사프로 '미트 더 프레스 (Meet the Press)에 출연,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막기 위해 백악관과 의회를 중재할 의사가 있다" 고 밝혔다.

'탄핵절차 조속추진' 이라는 공화당의 당론과는 한참 거리가 있는 발언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민심은 탄핵불가쪽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의회와 백악관 모두 과감한 마무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현정권이 무너지면 공화당도 비난을 면하기 힘들다.

지금은 공화.민주당 모두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호흡을 조절할 때" 라며 "나는 현재 공화당 사람들에게 자제를 촉구하고 있으며 모든 사람에게 그렇듯 대통령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믿는다" 고 말했다.

그러나 봅 도울이 일방적으로 클린턴의 손을 들어준 것은 아니다.

그는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처벌을 탄핵 이외의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위한 협상은 11월 3일 중간선거 이전에는 힘들며 내년에나 가야 가능하다" 며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 고 못박았다.

즉 중간선거에서 진정한 민의 (民意) 를 확인한 후 정해진 절차에 의해 충격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중재안을 마련하자는 주장이다.

대통령선거에서 맞붙었던 정적 (政敵) 의 '큰 정치' .최근 우리 정치의 표적사정시비 - 장외투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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