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복지시설 후원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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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추석을 앞두고 전국의 양로원.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에 '온정의 손길' 이 드물어 썰렁하기 그지없다.

서울은평구신사동 신사종합사회복지관의 경우 과거 이맘 때면 기업의 복지재단 등에서 수백만원씩 기증해왔지만 올해는 이들로부터 들어온 후원금이 한푼도 없다.

겨우 지역유지 몇명이 소액을 보내와 후원금은 지난해의 30% 수준에도 못 미친다. 특히 제과업체들의 부도로 수용아동들이 즐겨찾는 과자선물세트 등의 기증이 크게 줄어 후원품도 지난해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복지관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적극적으로 도와주던 업체들이 올해는 사정이 어렵다고 알려왔다" 고 말했다.

전주시완산구삼천동 신성양로원 (원장 鄭鍾烈.58) 의 무의탁 노인 40명은 요즘 하루하루를 쓸쓸하게 보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추석 10여일 전부터 매일 5~6건의 위문 방문이 있었지만 올해는 위문객은 물론이고 관공서 공무원들도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 27명이 살고 있는 전주 선덕보육원의 경우 지난해 이때쯤에는 위문방문이 10여건에 이르렀으나 올해는 아직까지 단 한건도 없었다.

대전동구 성심보육원에도 지난해 1백여만원어치 이상의 위문품이 전달됐으나 올해는 지금까지 한푼도 전달되지 않았다.

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은 "극심한 경제난으로 모든 국민이 고통을 겪어 위문객들이 줄어드는 것으로 생각된다" 고 말했다.

서형식.김방현.배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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