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머신 업계의 대부로 93년 문민정부 사정의 열쇠를 제공했던 정덕진 (鄭德珍.57) 씨가 수십억원대의 재산을 밀반출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지검 강력부 (朴英洙부장검사) 는 22일 미화 4백55만달러 상당의 재산을 필리핀으로 빼돌려 도박자금 등으로 사용한 혐의 (특경가법상 재산 국외도피) 로 鄭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환치기 수법으로 鄭씨의 재산을 빼돌려 준 혐의로 鄭씨의 재산관리인 윤호중 (尹浩重.70.성남관광호텔 대표) 씨를 함께 구속했다.
鄭씨는 96년 2월부터 10월까지 필리핀에 머물면서 尹씨에게 지시, 모두 4백55만달러 (당시 환율로 38억여원) 를 빼돌린 뒤 마닐라 슬라이스호텔 카지노에서 한차례 1천~1만달러씩의 판돈을 걸고 속칭 '바카라' 도박을 벌여 10억여원을 탕진한 혐의다.
鄭씨는 또 도피자금중 20억여원은 현지 여행업자 金모씨를 통해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도박자금으로 빌려주었으며 슬라이스호텔 카지노의 일부를 임대받아 직접 운영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鄭씨는 지난 93년 조세포탈 등으로 구속된 뒤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 이듬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가 96년 8.15 사면에서 특별사면됐었다.
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