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국민회의 또 동상이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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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튈지 몰라 초긴장 속에 숨죽이던 자민련이 21일 사정정국의 종식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청와대와 국민회의, 검찰을 향해 두루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구천서 (具天書) 원내총무가 일절 연락을 끊고 사는 한화갑 (韓和甲.국민회의).박희태 (朴熺太.한나라당) 총무와 연쇄적으로 만나 양측의 의견절충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사정에 관한한 칼자루를 쥔 쪽은 다른 곳 (청와대.검찰)에 있어서인지 자민련의 주장은 아직 허공을 맴도는 수준이다.

김용환 (金龍煥) 수석부총재는 '사정정국 종식' 을 아예 당론화했다.

간부회의에서 "조속한 사정정국의 마무리만이 경제난국과 파행국회를 수습하는 길" 이라며 당 입장을 정리한 것이다.

"사정정국에 국민과 경제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고도 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3일 국정협의회에서 정치권 사정문제와 국회 정상화방안에 관해 조율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또 자민련은 국민회의가 준비중인 이번주 중반 이후 단독국회 불사방침에도 오불관 (吾不關) 하는 자세다.

단독국회 불사로 한나라당을 압박해야 하는 국민회의로선 여간 불쾌한게 아니다.

그래서 국민회의 고위당직자는 "지난 12일의 국정협의회에서 김종필총리가 '단독국회라도 소집해 민생현안을 심의해야 한다' 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선 다른 얘기를 하느냐" 며 "이럴 바에는 국정협의회고 뭐고 열 필요 없다" 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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