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시속 100㎞ 넘게 달리면 중형차보다 기름 더 먹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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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배기량 800㏄의 경차가 시속 100㎞가 넘는 속도로 달릴 땐 2000㏄급 중형 승용차보다 기름을 더 많이 소비한다는 측정 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는 24일 국내산 휘발유 경차와 중형 승용차를 대상으로 정속 주행 연비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측정한 결과, 시속 80㎞ 이하에서는 경차의 연비가 높지만 시속 100㎞ 이상에서는 중형차의 연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경차나 중형차 모두 시속 60㎞로 달릴 때 연비가 가장 높았고, 이보다 느리거나 빠르게 달리면 연비가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속 60㎞에서는 경차가 휘발유 1L로 31.2㎞를 달렸으나 시속 40㎞에서는 29.3㎞/L로 낮았다. 시속 80㎞에서는 27.1㎞/L, 시속 100㎞에서는 21.2㎞/L, 시속 120㎞에서는 16.7㎞/L였다.

중형 승용차는 시속 60㎞에서 연비가 28.2㎞/L였다. 시속 40㎞에서는 27㎞/L, 80㎞에서는 25.2㎞/L, 100㎞에서는 22.4㎞/L, 120㎞에서는 19.1㎞/L였다. 시속 100㎞에서 중형 승용차의 연비는 1.2㎞, 시속 120㎞에서는 2.4㎞ 더 높았다. 서울~부산(왕복 800㎞)을 100~120㎞로 주행하면 경차의 연료비가 중형차보다 3300~1만원 정도 더 드는 셈이다.

교통환경연구소 임철우 박사는 “엔진 출력이 낮은 경차의 속도를 높이면 연료가 과다하게 소모된다”며 “연료가 불완전 연소되기 때문에 일산화탄소(CO) 등 대기오염 물질도 경차가 더 많이 배출한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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