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진 시인의 '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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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비밀한 울음

한 번만의 어느 날의

아픈 피흘림

먼 별에서 별에로의

길섶 위에 떨궈진

다시는 못 돌이킬

엇갈림의 핏방울

꺼질 듯

보드라운

황홀한 한 떨기의

아름다운 정적 (靜寂)

펼치면 일렁이는

사랑의

호심 (湖心) 아

<62년.시집 '거미와 성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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