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바둑]조선진 - 최한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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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후회막급의 백100

제5보 (84~107) =84부터 다시 본다.

전보에서의 바꿔치기는 흑쪽이 이득이었던지 흑은 포석에서의 실패를 딛고 형세를 만회하기에 이르렀다.

84로 달릴 무렵 바둑은 백이 아주 희미하게 앞섰다고는 하나 전혀 전도를 알 수 없는 팽팽한 형세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수가 등장했으니 바로 85다.

崔2단은 '가' 로 이어주기를 기대했으나 이는 순진한 생각. 86으로 둔 수가 '가' 의 약점을 지키면서 공격을 엿본 양수겸장의 호착이었고 이로써 85는 헛수로 돌변했다.

"여기서는 형세가 확실히 좋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85는 착각이었던 것 같다. " (趙9단) 하지만 천재적인 소년들은 이상하게도 돌 수가 많아질수록 수가 강해지는 특성이 있다.

때맞춰 趙9단은 부자 몸조심의 분위기에 빠져들고 있었으니 이것들이 어울려 국면은 또 한번 크게 요동하게 된다.

趙9단은 귀를 선수로 파낸 다음 96, 98로 조심조심 움직인다.

흑은 좌우에 약한 돌이 있어 여러가지로 괴로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러나 99로 막았을 때 趙9단은 너무 조심한 나머지 100으로 받고만다.

"엷은 수였습니다. 이렇게 소심하게 두다니 어이가 없습니다. " (趙9단) 100은 '참고도' 백1로 느는 한수였던 것이다.

이곳이야말로 공수의 급소. 흑2로 끊는 것은 우측 흑이 너무 약해져 도저히 불가능하니 걱정할 것도 없었던 것이다.

101, 103으로 흑이 갑자기 일어서기 시작했다.

박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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