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할인점 과대선전 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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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형 할인점들이 미국계 월마트의 최근 한국진출을 계기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바겐세일 등을 하면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

이들은 할인품목.가격 등을 광고한뒤 소비자들이 몰려들자 예고없이 한정판매로 바꾸거나 일부 품목을 할인 판매하면서 계산은 할인전 가격으로 처리해 소비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 한정판매 = 경기도고양시일산에 사는 주부 윤진희 (尹珍憙.29) 씨는 최근 W할인매장 일산점에 TV를 사러 갔다가 물건이 모두 떨어졌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할인점은 세탁기 (44만원대) , 29인치 TV (38만원대) 등 유명사 제품을 회원들에게 할인판매한다는 행사 광고를 보고 몰려든 2천여명을 즉석에서 새 회원으로 가입시키는 바람에 물건이 바로 동났다.

기존회원인 尹씨는 "한정판매나 선착순이라는 광고문구가 없어 물량을 충분히 준비한 줄 알았다" 며 불만을 나타냈다.

회원제가 아닌 E할인매장 일산점도 비슷한 제품을 할인판매하는 '이달의 상품' 행사를 가졌으나 사람들이 몰리자 하루 20대씩 한정판매했다.

W할인매장 대전점은 지난달 중순 세일때 D전자의 29인치 컬러TV를 39만8천원에 판다고 광고했다.

그러나 세일시작 다음날인 13일부터 물건이 모자란다며 하루 10대씩 한정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 가격 속여팔기.과장광고 = 대전에 사는 허정희 (許貞姬.40.여.서구도마동) 씨는 지난달 25일 K할인매장 둔산점에서 세일때 후르츠칵테일 (2천5백90원) 2개를 샀으나 영수증에는 할인판매 이전가격인 개당 2천8백80원으로 돼 있어 며칠 후 할인점측에 항의, 차액 5백80원을 돌려 받았다.

경기도 안양시 평촌에 사는 주부 金영순 (37) 씨는 지난달 9일 K할인매장 평촌점에서 현수막광고를 보고 LG비디오 한 대를 38만9천원에 구입했다.

金씨는 이튿날 인근 E할인매장에 들렀다가 자신이 전날 구입한 물건과 같은 제품이 5만원정도 싸다는 것을 알고 반환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金씨는 "이 할인점이 다른 할인점보다 가격이 비싸면 3배이상 보상하겠다는 말도 지키지 않았다" 고 말했다.

이들 할인매장은 "할인품목들이 어느 정도 나갈지 파악하기 어려운데다 할인폭이 커 손해를 보고 팔고 있다" 고 해명했다.

한편 소비자들의 이같은 피해사례를 접수한 지방 공정거래사무소와 시민단체 등은 최근 진상조사에 나섰다.

일산.평촌.대전.전주 = 정찬민.서형식.김방현.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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