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각국의 외환통제 강화를 둘러싼 국내외 투자가들간의 전쟁이 일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달렸던 동남아 증시는 지난 주말을 고비로 반등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엔화가치.주가.채권값의 '트리플 강세' 가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8일 사흘째 상승 무드를 타 전날보다 0.8% 오른 14, 913.49로 마감했다.
지난달 26일부터 9일간이나 연거푸 올랐던 엔화가치는 이날도 소폭 (0.07엔) 올라 달러당 1백31.91엔으로 마감했다.
또 국제 환투기 세력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홍콩의 항셍 (恒生) 지수는 7일 한달 남짓만에 8, 000선을 회복한데 이어 8일에도 1.4% 올랐다.
홍콩 당국의 잇따른 증시 부양 및 투기방지 대책으로 환투기 세력이 일단 퇴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에서는 하루만에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2일 고정환율제 (달러당 3.80링깃) 를 전격 실시한 뒤 콸라룸푸르 증시는 7일 무려 22.5%나 폭등했다.
관망세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8일 앞다퉈 팔자 주문을 내면서 주가는 전날 상승폭과 맞먹는 21.5% 폭락했다.
말레이시아 기업들 입장에선 외채 부담이 10% 가량 줄어든데다 ▶재정지출 확대 ▶환율 안정 ▶중앙은행 지준율 인하 (16일부터 6%→4%) 등으로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지만 자금 회전이 어려워진 외국인 투자가들의 불만은 오히려 쌓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김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