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록히드 마틴과 이지스함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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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과 미국의 방위산업체가 이지스함을 공동 제작해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미국 록히드 마틴사는 21일 두 회사가 보유한 기술로 중형급 이지스함을 개발해 제3국에 수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지스함을 개발한 록히드 마틴과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을 지니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손을 잡은 것이다. 미국의 방산업체가 외국 회사와 함께 이지스함을 만들어 수출하기로 한 건 처음이다.

록히드 마틴 관계자는 “한국의 첫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7600t)을 현대중공업과 함께 제작하는 과정에서 한국 조선기술의 우수성을 확인했다”며 “현대중공업 측에 4000∼6000t급 중형 이지스함을 개발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두 업체는 지난해 말 한국의 건조 기술과 미국의 이지스 전투체계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이지스함을 만들어 수출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4년 전부터 (록히드 마틴과) 협력관계를 맺었으며, 인도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방안을) 협력하기로 했다”며 “세종대왕함을 건조하면서 협력 관계에 결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두 업체는 중형 이지스함을 판매할 수 있는 나라로 인도 등을 1차 대상국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4000∼6000t급 군함의 선체에 이지스 전투체계의 핵심인 ‘SPY-1F’ 다기능 특수레이더를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PY-1F는 세종대왕함에 장착된 다기능 특수레이더 SPY-1D보다는 소형이어서 가격이 싸다. SPY-1F는 레이더 빔 출력과 탐지 및 탐색 각도 등에선 SPY-1D와 비슷하지만 탄도미사일에 대한 탐지·추적 능력은 떨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이지스함인 노르웨이의 프리됴프 난센급 구축함이 이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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