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원, 총리인준안 또 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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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모스크바 = 김석환 특파원] 러시아 국가두마 (하원) 는 7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에 대한 2차 인준투표를 실시해 찬성 1백38.반대 2백73표로 인준안을 또다시 부결시켰다.

지난달 31일 1차 인준안 투표 (찬성 94.반대 2백51표)에 이어 이번 2차 인준안마저 부결됨에 따라 러시아의 정치.경제적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금명간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3차 총리 인준 때까지 체르노미르딘 총리안을 고수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이와 관련, 옐친 대통령측은 일단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안을 끝까지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나 상황에 따라선 예고르 스트로예프 상원의장 또는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이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다.

만약 마지막 3차 총리인준안마저 하원에서 부결될 경우 옐친 대통령은 현행법에 따라 자동적으로 의회를 해산하게 된다.

옐친 대통령은 이날 총리인준안 투표에 앞서 국가두마가 체르노미르딘 총리서리를 총리로 인준할 경우 6~8개월간 실험 정부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한편 7일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 호가가 28루블까지 치솟는 등 외환시장 마비상태가 계속됨에 따라 모스크바 은행간 외환거래소는 이날 달러화 거래 무효조치를 내렸다.

이와 관련, 러시아 중앙은행은 "모스크바 은행간 외환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며칠 동안' 중단시킨다" 고 밝혔다.

한편 그동안 경제위기 촉발에 대한 책임 문제로 사임 압력을 받아왔던 세르게이 두비닌 중앙은행 총재가 7일 옐친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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