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됫박쌀' 매매 풍속도 되살아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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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경기침체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60~70년대 유행하던 '됫박쌀' (쌀을 낱되로 조금씩 나눠 파는 것) 매매 풍속도가 되살아나고 있다.

전주시내 싸전에는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가 몰아친 올 연초부터 1되 (0.8㎏).2되씩 소량으로 쌀을 구입해 가는 주민들이 1~2명씩 늘기 시작, 최근 들어선 하루 평균 10명에 이르고 있다.

됫박쌀 구입 풍속도는 10여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대학가나 달동네 등 빈민지역의 대학생.영세민 등을 제외하고는 낱되로 쌀을 사가는 소비자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실직 등으로 고정 수입이 끊긴 사람들이 늘면서 벌이가 생길 때마다 하루.이틀분 등 조금씩 쌀을 구입해가는 고객이 부쩍 늘고 있다.

20㎏들이 1포대의 쌀값이 보통 4만2천원이지만 됫박쌀은 1되당 1천5백~1천7백원에 거래된다.

전주시서노송동 중앙시장에 있는 남원상회에는 4㎏, 8㎏, 또는 10㎏단위의 포장 쌀이 아닌 낱되 단위로 구입하는 사람들이 지난 6월부터 늘기 시작해 최근엔 10명이상이 거의 매일 됫박쌀을 사간다.

주인 梁윤진 (30) 씨는 "올초만해도 됫박쌀을 찾는 사람들이 미안하고 겸연쩍은 표정으로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지만 이제는 이런 사람들이 점차 많아져 스스럼없이 주문을 한다" 며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귀찮은 생각도 들었지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하면 이해할 수 밖에 없다" 고 말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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