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공’해도 성적 안 오를 때? “방법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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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할 땐 알겠는데 시험볼 땐 정작 생각이 안난다는 아이, 공부한 만큼 성적이 안오르는 아이. 학부모는 그 원인을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중앙포토]

학습은 즐거운 것이란 말이 있다. 실제로 뇌는 학습을 즐거워한다. 만약 두뇌가 학습을 싫어했다면 우리가 당연히 할 수 있는 걸로 여기는 언어도, 걸음걸이도 못 배웠을 것이다.

하지만 난 학창시절에 학습이 전혀 즐겁지 않았다. 아마 여러분도 소수 몇 분을 제외하고는 나와 같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럼 우리의 아이들은 어떨까? 학습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첫째는 환경적 요소다. 좋은 강의, 좋은 교재, 좋은 학습법. 부모와 교사가 아이의 학습능력향상을 위해 신경써 주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학습을 위해 아무리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본인이 노력해도 일정 부분 이상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이 있다. 두 번째 요소인 두뇌내적 문제로 가르치는 방식만으론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둘 수 없는 경우다.

학습한 것이 뇌에 입력되었을 때 그것을 이해하고 기억하는 건 뇌의 몫이다. 그렇지만 학습한 것이 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학습과정이 필요하다. 때문에 시각·지각·청지각 등 입력 단계에 문제가 생기면 뇌로 들어가는 학습량이 적어 기억되는 학습량도 적어진다. 오랜 시간 공부해도 학습 능률이 오르지 않아 학습을 어려워하게 된다.

학습은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본인이 노력한 학습 정보를 실어 나르는 신경회로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 학습 정보를 실어 나르는 신경회로는 외견상 볼 수 없어 기능이 좋은지 나쁜지 판단을 하기가 힘들다. 그럴 경우 성적이 오르지 않아 학원·과외의 공부시간 등을 늘려도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자신감 상실, 공부에 대한 두려움, 공부에 대한 회피 행동, 분노의 증가, 부모와의 갈등 등 2차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학생들이 학습에 관련되는 두뇌의 신경학적 기능에 문제가 있는지를 초등학교 시기에 조기에 평가해야 하는 이유는 학습의 부적응 기간이 오래되면 될수록 정서적, 행동적인 문제까지 이어져 교정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시기에 학습 관련 두뇌 평가를 받아야 할 아이들은 다음과 같다. 언어 발달이 늦은 경우, 미세한 운동 협응이 잘 안 되는 경우, 책을 잘 읽으려고 하지 않거나 읽기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우, 듣고 잘 잊어버리거나 발음 구분이 잘 안 되는 경우, 과목간의 불균형이 심한 경우,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차이가 현저한 경우, 공부를 할 때는 이해를 한 것 같은데 시험 치면 성적이 안 나오는 경우, 공부에 대한 열정이 일관성이 없는 경우, 마음속으로 생각은 많으나 실천이 안 되는 경우, 부모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오는 경우 등. 학습과 관련된 신경회로의 문제가 있을 때 흔히 이런 현상들이 나타난다.

학생들 중 약 15~20%가 이러한 특성에 해당하는 것으로 학계서 보고되고 있다. 이들의 학습 특성이 제대로 인식되고 이해되지 못하고 무시된 건 교육 계통에 종사하는 분들은 교육적 영역에 필요한 신경학적 지식이 부족하고 의학 쪽에 종사하는 분들은 학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경학적 문제들은 가르치는 방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신경회로에 대한 보수 공사 즉 두뇌 기능 개선을 위한 방법이 적용돼야 한다. 학습 관련 두뇌기능 평가 후 원인에 맞는 두뇌 기능 개선 훈련을 해본 경험을 통해 공부 상황을 피하려는 학생들도 두뇌 기능이 개선되면 스스로 능동적으로 공부를 하게 된다는 것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도 신경학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학생들이 가진 이러한 문제점들을 조기에 파악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부모, 선생님들의 학습에 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즉 공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부담스러워하고 못하고 있다. 게으른 것이 아니라 본인에게 맞지 않다. 정신만 차리면 집중을 할 수 있다가 아니라 집중하기가 힘이 든다. 문제를 일으키기보다 문제 속에 빠져서 못 헤어나고 있다 등으로 바뀌어야 한다.

자녀의 학습특성을 모르면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고 잘해주려고 해도 자녀에게 맞지 않을 수 있고 오히려 서로 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자녀의 학습과 관련된 두뇌의 신경학적 장점과 취약성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우리 아이를 바로 사랑하는 것이고 비로소 아이는 학습이 즐거워 질 것이다.

천안 HB 두뇌학습클리닉 원장 현상태
문의 (041) 523-7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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