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홍콩의 자유시장체제를 지지해왔던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 박사는 홍콩 당국의 지난달 증시 개입을 '정신나간 짓' 이라고 비난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3일 보도했다.
그는 또 자유시장체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홍콩 당국은 증시 개입이 실수였음을 선언한 뒤 그동안 매입한 1백50억달러 (약 19조5천억원) 어치의 주식을 즉각 되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신문과의 전화인터뷰 내용을 요약한 것.
- 당신의 충고대로 홍콩 당국이 주식을 한꺼번에 팔면 주가 폭락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당장은 그렇겠지만 결국 증시 개입이 없었을 경우 형성됐거나 시장 평가 가치에 맞는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하다."
- 홍콩 달러 대신 미 달러화를 자유롭게 유통시키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홍콩달러화에 대한 신뢰도 회복의 첩경은 인위적인 시장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이다. "
-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몇년 전 멕시코에 금융지원을 하지 않았다면 아시아 위기는 없었을 것이다. 당시 긴급 지원을 받았던 것은 멕시코가 아니라 그 나라에 돈을 빌려준 국제 금융기관들이었다. 그들은 위험스런 대출을 하더라도 국제통화기금 (IMF) 이 구원할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IMF가 없었다면 동아시아 지역에 금융위기는 없었을 것이다. "
- 외국은행들이 너무 무분별하게 아시아 국가들에 대출했다고 생각하는가.
"무분별하지 않다. 그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IMF의 보조금을 이용했다.
결코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 선물을 준다는데 받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
장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