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서 몰락한 민주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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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나라당 8.31 전당대회는 민주계의 몰락을 확인시켰다.

김덕룡 (金德龍.DR) 후보의 처절한 패퇴가 그걸 대신한다.

김영삼 (金泳三) 전대통령의 야당시절 비서실장 출신인 그는 YS계 적자 (嫡子) 다.

그런 그가 이번 선거에서 1천2백83표를 얻었다.

1위 이회창 (李會昌) 후보와는 말할 것도 없고 1천5백54표를 얻은 2위 이한동 (李漢東) 후보와도 큰 차다.

민주계출신 서청원 (徐淸源) 후보가 얻은 표까지 합쳐도 22.9%에 불과하다.

지난 96년 실시된 4.11 총선 당시까지만 해도 범 민주계 지구당위원장이 1백60명 정도였다.

전체 2백53개 지구당의 60%를 넘었다.

DR 덕에 정계에 진출한 위원장만도 50여명이나 됐다.

金전부총재는 이들을 철석같이 믿었다.

1차 투표에서 2천5백표 정도를 기대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들이 모두 등을 돌렸음을 보여준다.

이번 선거에서 구민주계 입으로는 DR 지지를 말했다.

민주계의 마지막 뿌리의식이었다.

그러나 그의 고향인 호남을 제외하면 민주계 본거지인 부산에서도 그에 대한 지지는 크지 않았다.

민주계는 3당 합당 이후 다수파였던 민정계를 몰아붙이며 당 주도권을 장악했었다.

그러나 그 민주계가 YS라는 수장 (首長) 이 국가경제 파탄의 책임을 안고 쓰러지면서 함께 과거사 속으로 묻힐 운명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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