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국민신당총재가 전한 회동 40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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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대통령과 이만섭 국민신당 총재는 불과 40여분간 만났다. 그 뒤 곧바로 양당 통합이 발표됐다. 도대체 무슨 말을 주고 받았을까.

李총재는 청와대에서 나온 뒤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은 통합의견의 교환으로만 생각했는데 의외로 얘기가 빨리 됐다" 고 말했다. 지분 (持分) 문제 등에서 원하던 걸 쉽게 얻어냈다는 뜻 같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향후의 정계개편 구도에 대한 대체적 일정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진다. 李총재는 "정계개편의 큰 틀에 대한 얘기를 했다" 고 했다. 金대통령이 계속 강조해온 '망국적 지역구도 탈피' 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미다.

향후의 구체적 프로그램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진다. 金대통령은 "국민신당과의 통합은 국민회의가 전라도 당이라는 지역당 색채를 벗고 국민정당으로 태어나기 위한 첫걸음" 이라며 "앞으로 영남을 싸안아 현재의 동서 대결구도를 완전히 깨버리겠다" 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또 "내년 4월의 전당대회 전까지 동서화합을 위한 정계개편을 완료하고 그때 당명을 바꾸겠다" 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그래서 당대당 통합이지만 현재의 명칭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는 얘기다. 이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金대통령은 자신의 수족도 자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남지역 의원들의 영입에 박차를 가하자는 얘기도 오갔다고 한다.

청와대에서 오갔다는 얘기를 종합하면 정치권은 이제부터 유례를 찾기 힘들 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지역간.세대간의 통합과 물갈이가 어떤 규모와 크기로 진행될지 주목된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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