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의 유혹 … 러너들 중마서 3시간 내 완주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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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라톤)대회 중 서브3(풀코스를 3시간 내에 주파)에 도전하기 가장 좋은 대회가 어디죠.” “기록을 내려면 당연히 중마죠.”

중앙서울마라톤 개막이 10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동호인들 사이에서 ‘서브3의 산실’로 불리는 이번 대회는 이달 말 신청을 마감한다. 사진은 지난해 출전자들이 노란 은행잎이 물든 세곡동길을 달리는 모습. [중앙포토]

마라톤 동호회 게시판에서 자주 접하는 질문과 대답이다.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이라는 ‘서브3’의 산실인 ‘중마’, 바로 중앙서울마라톤이다. 동호인들은 중앙서울마라톤을 줄여 ‘중마’라고 부른다. 2009 중앙서울마라톤(11월 1일, 잠실~성남) 참가 신청 마감이 이달 말로 다가왔다.

◆국내 처음 4년 연속 2시간8분대 우승 기록=한 해 국내 마라톤 대회는 400개가 넘는다. 그 가운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승인한 풀코스 국제대회는 6개. 그런데 IAAF의 승인을 받았다고 권위와 품격까지 같은 것은 아니다. IAAF는 최근 3년간의 ▶엘리트 기록 ▶언론 보도 ▶도핑 수준 ▶참가자 수 ▶대회 운영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대회에 골드 또는 실버 등급을 부여한다. 국내에 골드 등급 대회는 없다. 실버 등급 대회만 2개다. 하반기 대회로는 중마가 유일한 실버 등급 대회다. 상반기 대회로는 서울국제마라톤이 실버 등급이다. 전 세계 골드·실버 등급 대회는 모두 합쳐 30여 개다.

중마의 최대 장점은 서울 일원에서 펼쳐진다는 점, 그리고 평탄한 전원 코스라는 점이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출발, 성남을 돌아오는 코스는 매년 11월 초면 노란 은행잎과 붉은 단풍잎이 뒤엉켜 향연을 벌인다. 엘리트 마라토너들조차 “주변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레이스하기에 지루하지 않다. 날씨도 서늘해 기록 내기에 안성맞춤”이란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중마는 최근 4년간 엘리트 부문에서 2시간8분대 우승 기록을 냈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중 처음이다. 레이스를 위한 최적의 조건들이 중마를 기록의 산실로 만들었다. 마라톤 동호인들이 “서브3 산실”로 부르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황규훈 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건국대 마라톤 감독)은 “중마는 코스가 평탄해 쾌적하게 달릴 수 있다. 기록을 원한다면 중마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지구온난화의 역설과 친환경 대회=중마 첫 대회는 10년 전인 1999년 열렸다. 당시만 해도 중마는 혹시 당일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역설적으로 중마를 국내 최고 대회로 만들었다. 최근 5년간 중마가 열린 11월 첫 일요일 오전 평균 기온은 섭씨 9.6~14.1도였다. 마라톤 전문가들도 “기온 측면에서도 최적의 레이스 조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구온난화’ 덕을 봤지만 중마의 지향점은 ‘친환경 마라톤’이다. 2만4000명의 출전자가 페트병을 하나씩만 버려도 쓰레기는 산더미다. 중마는 ▶대회 운영에 사용된 현수막을 수거해 장바구니 등으로 재활용하고 ▶남은 간식 복지단체 기증 ▶대회 운영 차량 하이브리드카 사용 ▶대회 책자 친환경 종이 사용 ▶일회용품 사용 억제 등으로 친환경 활동에 동참한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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