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교등 불법 설계변경 묵인 서울시 80억원 낭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서울시가 서강대교 건설 등 대규모 공사를 하면서 시공업체의 불법 설계변경을 받아들여 80여억원의 세금을 과다하게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또 1백억~3백억원대의 추가공사를 시행하면서 공개입찰을 거치지 않고 설계변경 방식으로 기존 시공업체에 공사를 발주, 특혜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는 94년 1월부터 98년 3월말까지 건설안전관리본부와 상수도사업본부가 시행한 대형 시설공사를 대상으로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가양대교 건설공사.서강대교 추가공사 등 79건의 불법 설계변경을 적발했으며 이 과정에서 총 87억8천4백83만3천원이 과다 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감사 결과 시는 서강대교 건설공사와 관련, 95~97년 서강대교와 창전동을 연결하는 임시가교 설치공사 및 대흥고가차도설치 등 3백60억원대의 추가공사를 시행하면서 별도 공사로 발주해 공개입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설계변경방식을 통해 H건설 등에 시공토록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94년부터 K기업 등 2개 업체가 시공 중인 이수교차로 입체시설공사에서도 3백60여억원으로 공사비를 불법증액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시는 감사결과에 따라 설계변경을 잘못한 책임감리원 41명에 대해 업무정지처분을, 관련공무원 40명에 대해서도 징계 또는 훈계조치했으나 형사 책임은 묻지 않아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문경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