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수 외통장관 경질…후임에 홍순영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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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4일 한국과 러시아 외교관 맞추방 사건으로 빚어진 양국간 갈등 및 후속 처리과정에서 나온 잡음과 관련, 박정수 (朴定洙) 외교통상부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홍순영 (洪淳瑛) 외교통상부 본부대사를 후임 장관에 임명했다.

金대통령이 장관을 경질한 것은 두번째지만 업무미숙.실수를 문제삼아 장관을 경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朴장관의 경질을 계기로 한.러 양국간에는 관계정상화를 위한 새로운 대화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은 "朴장관이 3일 金대통령에게 한.러 관계로 국민에게 걱정과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사표를 제출했으며, 金대통령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사표를 수리했다" 고 발표했다.

金대통령은 洪신임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한.러 양국간 문제에 대해 서두르지 말고 의연한 자세로 대처해 주길 바란다" 며 "洪장관이 이인호 (李仁浩) 주러시아대사에게도 뒷받침을 잘해주는 등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고 당부, 李대사는 문책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 관계부처간 사전조율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한.러 협상과정에서 문제가 있던 것으로 안다" 며 朴장관 경질배경을 설명하고 이번 인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한.러 관계개선을 염두에 둔 조치라고 덧붙였다.

洪신임장관도 취임회견에서 한.러 관계가 특정사건에 구애받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냉각기를 가진 뒤 협상에 나설 뜻을 시사했다.

새 정부 들어 첫번째로 경질된 주양자 (朱良子) 보건복지부장관은 부동산 투기의혹이 문제가 됐었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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