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호, 박경완 vs 브룸바 앞서거니 뒤서거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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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야구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홈런왕 경쟁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박경완(32.SK)과 클리프 브룸바(30.현대)는 후반기 들어 엎치락뒤치락 단독선두 싸움을 벌이더니 26일 현재 나란히 27개로 공동선두에 올라 있다.

두 거포는 시즌 초반부터 '장군 멍군'식 홈런 경쟁으로 불꽃 튀는 접전을 벌여왔다. 경쟁은 박경완이 먼저 시작했다. 4월 4일 LG를 상대로 비거리 125m의 홈런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4게임 연속 홈런 등 4월 한 달 동안 13개를 담장 너머로 날려 부동의 1위로 올라섰다.

5월엔 브룸바의 반격이 시작됐다. 박경완이 4개의 홈런으로 주춤하는 사이 브룸바는 9개의 홈런을 터뜨려 19개로 박경완(17개)을 2개 차로 따돌렸다. 브룸바는 6월 들어서 다시 6개를 추가, 3개밖에 건지지 못한 박경완과의 차이를 4개로 벌리며 시즌 전반을 마쳤다.

끝난 것 같던 홈런왕 경쟁은 후반기에 들어서 다시 불붙었다. 박경완이 맹반격에 나섰다. 지난 7일 한화전에서 21호를 터뜨린 후 힘을 얻어 20일 26호 홈런으로 단독 선두를 되찾았다. 22일 브룸바에게 다시 단독 선두를 뺏겼으나 24일 기아전에서 가운데 담장을 넘는 비거리 125m짜리 홈런으로 브룸바와 나란히 했다. 7월 들어 24일까지 만루 홈런 1개를 포함, 무려 7개를 쏘아올렸다.

박경완의 강점은 수읽기에 강하다는 것이다. 포지션이 포수인지라 상대 타자와 머리싸움을 숱하게 해온 그다. 하지만 포수라는 점이 '양날의 칼'이다. 외야수인 브룸바에 비해 체력 소모가 많다.

브룸바는 파워와 체력에서 앞서지만 올해 유달리 더운 한국의 7, 8월을 견뎌야 한다. 브룸바는 "오클라호마 출신이라 더위에 강하다"고 하지만 한국의 무더위는 미국과 또 다른 환경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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