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교육을 받는 탈북자들. [박종근 기자]
하나원에선 12주 동안 420시간에 걸쳐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교육를 비롯해 컴퓨터와 제과·제빵 등 직업교육을 진행한다. 사회에 발을 내딛기 전에 예행연습을 하는 셈이다. 주민등록번호도 이곳에서 부여돼 탈북자들에겐 제2의 고향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통일부는 안성의 본원(수용능력 750명) 외에 양주의 분원(250명)도 운영 중이다. 이 중 안성 본원은 여성 탈북자 전용이다. 여성 탈북자들이 전체의 76%를 차지하기 때문에 여성 전용으로 지정했다.
기자는 592명이 교육을 받고 있는 안성 본원을 찾아 교육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1시간가량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탈북자들은 “우리 북한”이란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하는 등 아직은 ‘북한 때’를 벗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들은 고기도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식당 관계자는 “남한의 고기는 모두 미국산이어서 몸에 좋지 않은 성분이 들어 있다고 북한에서 교육받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해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지난 1월 탈북했다는 한 여성은 “(북한에선 배급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국가가 제공하는 배급이나 노임으로 먹고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자체로 장사를 하거나 농사를 지어서 먹고산다”고 실상을 전했다. 이어 “한 달 월급은 1500원을 받지만 실제 생활비는 2만원가량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생들은 자신의 모습이 노출되는 걸 꺼렸다. 카메라 기자가 다가가자 “찍지 말아요”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자신의 얼굴이 언론에 공개돼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란 게 하나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탈북자 위한 예산·법률 지원할 것”=개원 10주년 기념행사에는 김형오 국회의장을 비롯해 박진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장, 이홍구 통일고문회의 의장, 김문수 경기지사, 여야 의원 등이 참석했다. 박진 위원장은 “예산과 법률 제정 등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수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