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러시아 갈등 외무회담서 '외교적 매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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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마닐라 = 최훈 기자]박정수 (朴定洙) 외교통상부 장관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8일 오후 마닐라호텔에서 제2차회담을 개최, 외교관 맞추방 사건이 종결된 것으로 합의하고 양국관계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로써 양국은 지난 4일 조성우 (趙成禹) 참사관 추방 이후 한달 동안 계속돼 온 갈등국면을 매듭짓고 관계정상화의 전기를 맞게 됐다.

양국은 이날 朴장관이 오는 9월초 러시아를 방문, 양국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키로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朴장관의 방러를 통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 방러, 11월 아태경제협력체 (APEC) 회의에서의 정상회담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특히 논란이 됐던 정보담당외교관의 과잉 정보수집활동을 자제하고 93년 체결된 한.러 정보교류협정범위내의 '통상적 외교활동' 에 국한시키기로 합의했다.

한편 러측이 요구해 온 아브람킨참사관 재입국과 관련, 정부당국자는 "이날 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며 "아브람킨은 서울에 올 수 없다는 게 정부 입장" 이라고 밝혔다.

이호진 (李浩鎭) 외통부대변인도 "아브람킨은 서울로 복귀하지 않는다는 게 朴장관의 생각" 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브람킨참사관의 잔무정리를 위한 일시체류를 우리측이 비공개로 묵계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어 이 문제가 양국간의 쟁점으로 남게 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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