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T&T-영국 BT 국제업무 합작사 설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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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한동안 잠잠했던 세계 통신업계의 짝짓기 바람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미.영의 최대 통신회사인 AT&T와 브리티시 텔레콤 (BT) 이 26일 (현지시간) 인터넷과 국제 통신서비스 시장을 겨냥한 합작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 양사의 합작 내용 = AT&T.BT측은 동등한 출자 지분에 따라 합작사를 설립, 국제 통신망 분야를 통합시키기로 했다.

양사의 출자액수는 약 3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사는 출범 첫해에 매출액 1백억달러, 영업이익 1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미.유럽연합 (EU) 관계당국의 승인을 거쳐 내년께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동부 지역에 본사를 두고 약 5천명의 직원을 채용할 예정인 이 회사는 BT.AT&T가 합동으로 이사회를 구성한다.

새로운 합작사는 ^다국적 기업 및 기타 대형 기관들에 음성.데이터.네트워크 서비스^금융.석유.정보기술 업계를 타깃으로 한 통신 서비스^개인.기업 고객 상대의 저렴한 국제전화 서비스^다양한 웹 사이트의 호스트 역할과 국제 전자상거래 등을 용이하게 할 새로운 인터넷 사업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 제휴 파장 = 뉴욕 타임스 등은 이번 합작이 사실상 양사의 국제 서비스 분야를 합병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당국의 반독점 규제를 피해 해외 통신서비스만을 통합하는 합작사를 설립한 데 이어 장기적으로는 양사의 주식 교환과 합병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직접적 자본 제휴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번 제휴는 합병의 사전 조치가 아니라고 공식 부인했다.

그럼에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양사의 짝짓기는 세계 시장을 뒤흔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구.개발비 (R&D) 절감과 각종 시너지 효과만도 연간 30억달러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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