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위험불감 여전…TV3사 151건 문제장면 방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2면

TV는 위험하다?

실제로 어린이들이 흉내낼 우려가 많은 장면들이 꽤 많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여협) 의 '대중매체에 나타난 안전의식 불감증 사례연구' 를 보면 상황이 분명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1일~14일까지 지상파TV에서는 ^드라마 61건 ^광고 26건 ^오락 19건 ^뉴스 15건 ^어린이 5건 ^기타 25건등 모두 1백51건의 위험한 장면이 방영됐다.

매일 10건 이상 문제의 장면이 있었던 셈이다.

특히 KBS2 '열려라 꿈동산' 에서 5월11일 꼬마마녀와 시간의 요정이 지붕 모서리에 앉아 이야기하는 것, MBC 만화 '전설의 마법 쿠루쿠루' (5월5일)에서 주인공이 동전을 물고 뛰는 장면은 어린이 프로라는 특성상 어린이들이 흉내낼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지적됐다.

살충제 광고 중 모델이 얼굴 가까이에서 살충제를 뿜는 것, 과속방지 캠페인에서 운전중 뒷좌석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앞좌석으로 얼굴을 내미는 것 등도 문제. 어린이들이 따라할 경우 안전 사고의 위험이 극히 높다는 설명이다.

드라마에서는 KBS1 '너와 나의 노래' (5월6일)에서 아이들이 나무칼을 들고 비탈길을 마구 뛰어내려오는 장면 등이 비판 대상이 됐다.

뉴스의 경우는 기자가 안전 시설이 제대로 안된 공사현장을 고발하며 정작 기자들은 헬멧을 쓰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밖에 ^운전 중 안전벨트를 하지 않거나 ^오토바이를 탈 때 헬멧을 쓰지 않는 것은 여러 프로그램에서 반복 방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건수로는 여협이 지난해 4월말~5월초 2주일간 분석했던 것보다 소폭 (11건.6.8%) 감소했다. 여협측은 "TV 제작진의 안전 불감증은 여전하다" 며 "TV의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제작진에 대한 안전의식 교육등 획기적 조치가 필요하다" 고 주장했다.

권혁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