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맹수 오줌으로 노루 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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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제주도가 한라산 저지대 농가에 피해를 입히고 있는 노루떼를 쫓기 위해 기발한 퇴치계획을 최근 수립했다.

이리.호랑이등 맹수의 오줌성분이 포함돼 독특한 냄새가 나는 약제를 살포, 냄새를 맡은 노루가 아예 농경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 제주도는 최근 임업연구원.산림청을 통해 미국산 퇴치약제 'DEE - 1098Hinder' 를 수입, 농가별로 지원키로 했다.

오는 8월중 3천5백여만원을 들여 국내 무역상사를 통해 7백20여상자를 구입, 피해가 확인된 농경지 주변 노루가 출입하는 것으로 보이는 주요길목에 약제를 뿌릴 예정이다.

한라산 노루는 기상이변에 따른 폭설.밀렵등으로 60.70년대 수가 격감했으나 80년대 이후 적극적인 보호운동이 추진되면서 마리수가 다시 늘어나 명실상부한 제주의 관광명물이 된 동물. 하지만 노루는 이제 5천여마리까지 증가, 한라산 저지대의 농경지까지 몰려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바람에 도당국.농가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해 8.9월 도내 15개 중산간마을에 대해 피해실태를 조사한 결과 콩.더덕.감자등 작물을 심어놓은 밭 62ha를 망쳐 놓아 피해액만도 8천9백만원으로 추정될 정도였다.

제주도 산림환경과 고영복 (高榮福) 씨는 "관광명물인 노루로부터 일부 피해를 입는다고 노루 수렵을 허용할 수는 없어 약제를 이용, 안전하게 쫓는 방법을 택했다" 고 말했다.

제주 =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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