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이상조짐…호황 끝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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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년째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 경제에 제너럴 모터스 (GM) 의 파업사태와 아시아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이상 조짐' 이 관측되는 반면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대조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는 16일 미국의 6월 산업생산이 전달에 비해 0.6% 감소, 월별 기준으로는 91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FRB에 따르면 6월중 공장가동률은 81.6%로 93년 11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43일째 지속되고 있는 미 최대 자동차업체인 GM 파업의 여파로 6월중 자동차산업의 생산이 무려 11%나 감소한 것으로 밝혀져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미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인해 미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으며 미 업체들은 국내시장에서 값싼 수입품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올들어 미국의 월별 무역적자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발표된 4월중 무역적자는 1백44억5천만달러로 6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게다가 6월중 실업률도 4월과 5월보다 0.2%포인트 늘어난 4.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이미 제조업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계소비가 줄고 있다" 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비해 16일 미국 주식시장은 각종 주가지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는 사상 처음 9, 300선을 돌파, 전날보다 93.72포인트 (1.01%)가 오른 9, 328.19에 폐장됐다.

MS.인텔 등 첨단기업의 주식이 거래되는 나스닥증시의 종합주가지수도 개장 2분만에 2, 000선을 넘어 전날보다 6.02포인트 오른 2, 000.56에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95년 7월 1, 000선을 돌파한 이래 3년만에 두배로 뛰는 고속성장을 보였다.

미 증시가 이처럼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증시 분석가들은 투자신탁을 통해 증시로 유입된 자금만 지난 5월 1백87억달러, 6월 2백4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이달에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서서히 식어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에서 이탈한 자금이 '그래도 믿을 만한' 미국 증시로 계속 몰리는 현상이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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