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유일한 영남 국민회의 단체장 울진군수 '特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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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16일 청와대에서 신정 (申丁) 울진군수를 접견했다.

金대통령이 기초단체장 한사람을 따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대통령도 군수 한명만을 청와대로 부른 적은 없었다는 전언이다.

申군수는 6.4지방선거 때 영남지역에선 유일하게 국민회의 소속으로 당선된 인물. 울진은 김중권 (金重權) 청와대비서실장의 출신지이기도 하다.

金대통령은 당시 국민회의 불모지인 영남에서 희망의 싹을 발견했다고 생각한 듯 굉장히 기뻐했었다.

따라서 申군수를 불러 격려한 것은 이상할 게 없다는 청와대측 설명이다.

金대통령은 申군수에게 "지역감정을 극복한 지역주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치하한다" 고 말했다.

申군수가 건의한 울진 종합의료원 건립 등 지역 숙원사업에 대해서는 관계기관에 지원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상당한 배려다. 청와대는 당초 이 일정을 비보도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보도자료를 냈다.

申군수 격려사실을 바깥에 알리고 싶었던 것이다.

때문에 정치권, 특히 한나라당에선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경주시장과 칠곡.영덕.청도군수가 잇따라 한나라당을 탈당해 버렸기에 더욱 그렇다.

이중 경주시장은 곧 국민회의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金대통령이 申군수를 '특별대우' 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은 자기네 영남지역 기초단체장들을 빼내가려는 의도로 파악, 잔뜩 경계하고 있다.

金대통령은 申군수에게 "자치단체가 지역감정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등을 통해 적극 뒷받침하겠다" 고 했다.

한나라당측은 이 말도 영남지역 야당 단체장들을 유혹하기 위한 '당근' 으로 받아들인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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