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만 남길라…언론단체 구조조정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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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금 다 그렇듯 언론관련 단체도 구조조정으로 초비상이다.

기획예산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감원은 물론 심지어 조직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알려진 방향은 프레스센터가 언론연구원을, 방송회관이 방송개발원을 흡수.통합하는 것. 그러나 기획예산위의 이같은 방침이 언론발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언론의 발전을 꾀하자는 연구기관 언론연구원.방송개발원을 없애고 이들의 기능 중 일부만을 건물 임대가 주 업무인 프레스센터.방송회관 등에 흡수시키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언론연구원측에 따르면 기획예산위의 현재 방침은 25명의 연구.연수 인력을 5명 이내로 줄이고 신문기사 종합정보시스템인 카인즈 (KINDS) 운영인력도 40명에서 10명으로 줄여 프레스센터가 흡수한다는 것. 결과는 뻔하다.

접속자만도 하루 3만명 가까운 카인즈의 운영은 물론 연구기능은 사실상 중단될 처지다. 방송개발원도 비슷한 사정. 한 관계자는 "77명의 정원 중 11명만 남기라는 공문이 왔다" 며 "특히 지역방송 발전을 위해 방송개발원이 해오던 방송인 실무연수는 아예 못하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언론연구원.방송개발원이 속한 문화관광부도 기획예산위에 반대다.

언론발전에 필수적인 이들 두 기관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고 오히려 방송회관 등을 축소해 언론연구원.방송개발원이 그 기능을 갖는 것이 바람직한 통합방향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기획예산위와 문화부 실무 담당자들이 14일 회의를 가졌으나 견해 차이는 여전한 상태. 기획예산위는 이달말까지 언론관련단체 구조조정안을 확정할 방침. 분명 작은 것이 아름답지만 알맹이를 없애고 껍데기만 남기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 같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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