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이후의 일본]경제 살아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하시모토 총리의 뒤를 이을 신정권의 행보에 일본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 등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모습을 살펴본다.

◇ 일본 재계의 주문 = 경제단체와 주요 연구기관들은 14일 "경제를 재건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정권이 필요하다" 고 자민당에 요구했다.

이들은 신정권이 ^불량채권 처리 ^세율 인하 ^재정구조 개혁 등 3대 과제에 대한 처방을 조기 실시해야 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 미국.유럽의 입장 = 미국은 일본이 개혁조치의 이행에 신속하고도 강력히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강력히 전달하기 시작했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13일 "일본의 새 정부가 어떻게 구성되든지 재정.금융개혁을 신속히 실천에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고 촉구했다.

한편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날 "하시모토 총리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인물중 어느 누구도 지금까지의 위기관리 방식에서 크게 벗어날 것 같지 않다" 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 주요 정책의 향방 = 경기 부양을 위한 소득세.주민세의 영구감세 규모가 4조 (자민당)~6조엔 (민주당.공명당) 으로 늘어나고, 실시 시기도 내년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최고 세율을 40%로 인하하는 데는 각 당의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소비세율을 3% (현재 5%) 로 다시 내리거나 상품권 발행을 통해 세금을 환원하는 방안에 대해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불량채권 처리에 재정자금을 투입한다는 데 여야의 의견은 거의 일치한다.

◇ 시장 반응 = 하시모토 퇴진에도 불구하고 자민당이 '경제재건' 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걸면서 14일 도쿄 금융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백28.52엔 오른 1만6천4백88.91엔, 엔화가치는 달러당 1.05엔 오른 1백41.35엔을 각각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1일 후임 총리 결정때까지 엔화는 1백38~1백42엔에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워싱턴.도쿄 = 김수길.이철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