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버스요금 내린 대구 YMCA 金敬敏부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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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정말 힘든 싸움이었습니다.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 무엇보다 뿌듯합니다." 대구지역 버스요금 인하추진위원회의 간사를 맡았던 대구YMCA 金敬敏 (36) 회원활동부장은 "큰 짐을 덜었다" 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金부장이 41개 시민단체 대표와 함께 버스요금 내리기에 나선 것은 기름값이 크게 떨어진 지난 5월부터. 올해초 대구YMCA.경실련.흥사단 등 시민단체와 버스업계.공무원이 참여하는 버스요금 검증위원회에서 기름값이 내리면 올린 요금도 따라 내린다는 유가연동제에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5, 6월 두차례에 걸쳐 검증위가 열렸으나 시.버스조합이 구체적인 요금 인하안을 내놓지 않는 바람에 협상이 결렬됐다.

金부장은 "시.버스조합 누구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정말 답답했지만 유가연동제는 시민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물러설 수 없었다" 고 말했다.

그는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검증위에서 요금을 결정했던 만큼 버스요금 인하 여부는 시민단체의 존립에 관한 중대한 문제였다" 고 털어놓았다.

金부장은 시민단체 간부들과 지난달 17일부터 농성을 시작해 지난 4일 검증위를 이끌어냈고 이 자리에서 요금 인하안을 매듭지었다.

확정된 요금은 승차권을 살 경우 일반버스 (어른) 는 10원 내린 4백80원, 좌석버스는 40원 내린 9백50원. 인하 이전 승차권 구입때 일반.좌석 구분없이 각각 10원씩 할인했던 것보다 더 내린 것이다.

그는 "버스조합과 대구시가 용단을 내리지 않았더라면 요금 인하는 불가능했을 것" 이라며 "시민을 대신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고 말했다.

金부장은 "앞으로 버스요금 인상 때는 시가 미리 인상안을 마련해 검증위에 올리면 검토도 훨씬 빨라지고 불필요한 논쟁도 사라질 것" 이라고 덧붙였다.

대구 =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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