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모범]동화·동남銀 해외지점 인수은행 밤샘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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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난달 29일 퇴출은행 발표와 동시에 동화은행 뉴욕지점에 들어선 신한은행 인수팀 (2명) 은 그곳의 금융 상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점 직원들은 미리 금고열쇠와 각종 자료를 챙겨놓고 인수팀 도착과 동시에 건네줬다.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도록 정리된 서류를 이해하는 데는 단 하루면 족했다.

특히 인수인계작업을 위해 동화은행 뉴욕지점 직원들은 아예 야근까지 해가며 돕고 있을 정도. 개점과 함께 손님을 맞는 것도 한치의 오차가 없었다.

동화은행 뉴욕지점 직원들은 "집단적인 농성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입장은 다르지만 신용을 가장 존중해야할 은행에서 신용을 훼손하는 일을 하는 것은 직업윤리에 맞지 않다" 고 말했다.

2일 오전8시30분 홍콩의 동남은행 현지법인인 동남파이낸스에 도착한 주택은행 관계자들도 한국을 떠날 때 가졌던 불안감을 말끔히 씻었다.

동남파이낸스 관계자들은 인수팀이 도착하자마자 함께 홍콩의 중앙은행 격인 금융관리국 (HKMA) 을 찾아 동남은행이 주택은행에 인수됐음을 신고했다.

채권.채무 현황이 명시된 자료도 꼼꼼히 챙겨서 인수팀에 넘겼다.

동남파이낸스 김성은 (33) 대리는 "우리 입장만 생각해 출근 거부를 한다든지 협조에 불응하면 전세계 금융기관이 모인 홍콩에서 국가 대외신인도에 치명타를 입히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현지 채용인들도 고용 승계의 불안감을 씻지 못하면서도 업무 인계에 적극 협조했다. 94년부터 이곳에서 근무한 애니카 (27.여) 는 "어떻게든 고용승계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내가 맡은 일부터 우선 처리하는 것이 도리" 라며 인수인계 작업에 매달렸다.

김기찬.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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