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덕진구내 초등생 매주토요일 쓰레기 수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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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쓰레기 문제 해결, 이제 우리가 앞장 섭니다. " 초등학생들이 쓰레기 불법투기 등으로 빚어지는 오염문제를 해결하는 '환경지킴이' 로 나섰다.

전주시덕진구내 26개 초등학교 3~6년생 2만3천여 명은 이달 4일부터 매주 토요일을 '청소의 날' 로 정하고 고사리손에 청소용구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낮 12시부터 어른들이 쓰레기를 상습적으로 버리는 지역을 찾아 나선다.

학년 및 반별로 지정된 골목길이나 놀이터.공원 등을 돌며 누군가 몰래 버렸거나 비규격봉투를 사용, 환경 미화원들이 수거해 가지 않은 쓰레기를 깨끗이 치우는 것이다.

덕진구청이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쓰레기 종량제를 시작한지 4년이 지났지만 불법투기 등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골목길 청소의 날' 등을 정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해 봤지만 호응이 적어, 공무원들만의 행사로 그쳐 시들해져 갔다.

이즈음 누군가 "어린이를 청결운동에 참여시켜 어른들의 본보기로 삼으면 좋겠다" 는 제안을 했고, 학교측에 의사를 타진해 본 결과 "좋은 아이디어" 라며 적극적인 동참의사를 밝혀 이 운동이 시작됐다.

송천.진북 등 6개교를 녹색시범학교로 정해 지난 5월부터 2달 동안 '청소의 날' 을 시범적으로 운영해본 결과 거리.골목길이 훨씬 환해진 것은 물론 불법투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학생들은 또 청소를 하면서 느낀 점이나 오염실태 등에 대한 환경일기를 적어 발표하기로 했다.

진북초등학교 6학년 임훈 (13) 군은 "일주일에 한 번씩 도로.골목길 등을 찾아 쓰레기를 직접 치우면서 우리 고장 환경보호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 우리 지역 뿐아니라 전국 모든 학교들이 동참을 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김기천 (金基天) 구청장은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환경보호 의식도 심어주고 주민들에게도 '우리 아이들이 저렇게 청소를 하는데 내가 쓰레기를 버려서는 안되지' 라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고 말했다.

전주 =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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