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꽂이]'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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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꽃을 좋아하는 소 페르디난드 (민로 리프 지음)

한국에서 태어난 어린이들이 공부 잘 하는 모범생이 될 것을 강요받듯 스페인에서 태어난 황소는 싸움 잘 하는 성난 투우가 돼야 한다.

이렇듯 하나의 잣대로 평가받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남과 다른 선택을 한 소박한 삶에도 얼마든지 만족은 있다.

스페인의 어린 황소 페르디난드는 친구 황소들이 서로 머리를 치받으며 지내는 동안 코르크 나무 아래 앉아 꽃 향기 맡는 것을 즐긴다.

우연히 뽑혀 나간 투우 시합에서도 콧김을 내뿜으며 싸우기는 커녕 그저 조용히 앉아 아가씨들 머리에 꽂힌 꽃 향기를 맡을 뿐이다.

투우로서의 영예보다는 평화 속에서 얻어지는 행복이 더욱 소중하기 때문이다.

세계 60여개국에서 번역됐고 디즈니에서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일러스트 부문 세계 최고 권위의 칼데콧 상을 수상한 로버트 로슨의 유머러스한 인물묘사 삽화가 재미를 더해준다.

<정상숙 옮김.비룡소.72쪽.6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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