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숨겨진 부채 드러나야만 투자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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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부실 은행 퇴출 발표는 외국 투자자들에게 아주 좋은 소식입니다. " 유럽 국가중 최대 규모인 34명의 기업투자단을 이끌고 28일 서울에 온 장쿠르 갈리야니 대한 (對韓) 프랑스 투자단장은 29일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의 부실은행 퇴출 결정을 환영했다.

특히 그는 "최근 한국의 개혁정책을 아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제적 인물이며 지도력도 강한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있다는 것이 한국으로선 다행스런 일" 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투자환경에 대해 "한국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인적 자원등을 감안할 때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투자 매력이 크다" 고 밝혔다.

갈리야니 단장은 "그러나 한국기업들이 '숨겨진 부채' 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며 투자환경 조성을 위한 기업 회계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훌륭한 기술.영업망 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 경제상황이 매우 불확실해 투자의 애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 덧붙였다.

갈리야니 단장은 "투자에 대한 연구.검토를 위해 방한한 만큼 당장 특별한 계약이 없겠지만 몇 달 안에 몇 가지의 투자 발표가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벌 개혁과 관련,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은 재벌이 아니라 잘못된 금융정책에서 비롯됐으며 은행 개혁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재벌 문제도 풀릴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프랑스 투자단의 방한은 지난 4월 아시아.유럽 정상회담 (ASEM)에서 金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간의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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