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中최고 관광상품 1달러짜리 아기인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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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만리장성이나 중국 특유의 적갈색 병정 인형은 더 이상 중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관광객들에게 최근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다양한 모양의 아기인형 (Beanie Babies) 이다.

인형 속에 콩이나 플라스틱 물질을 넣은 다양한 색깔의 이 인형은 현재 미국의 어린이는 물론 성인 관광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미국 애틀란타에서 온 맥 고버라는 12살 먹은 소년은 최근 할머니와 함께 베이징 (北京) 거리를 관광하다 1백60여 가지의 아기인형을 샀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미국 바이어들도 야단이다.

패이리스 슈소스사 (社) 의 스티븐 더글라스 회장은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아기인형을 어디서 살 수 있는지 문의했을 정도다.

중국 관리와 미국의 전직 의원들이 참석한 공식 연회에서 조차 아기인형이 화제로 올랐다.

중국산 아기인형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바로 싼 가격 때문이다.

중국에서 아기인형 값은 1달러20센트에 불과하다.

이는 미국에서 파는 가격 (개당 5~7달러) 의 20%에도 못미친다.

이 때문에 아기인형은 모두가 모조품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중 최신형은 너무 정교하고 재질이 좋아 미국산 진품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다.

진품 여부에 관계 없이 아기인형 붐은 중국 입장에선 수입이 짭짤해 마다할 이유가 없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미 당국도 비상이 걸렸다.

아기인형 제조업체인 중국의 티사 (社)가 최근 미 관세청에 상표등록을 했으나 그 조건은 미국 관광객이 30일에 하나 이상 아기인형을 사오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디트로이트 세관은 지난해 11월 이후 수천개의 아기인형을 몰수, 이를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그러나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이 제조업체인 티사의 대미 수출 문제를 중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아기인형 붐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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