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동남·경기은행등 정리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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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한.국민.주택.한미은행이 부실은행 4곳을 1곳씩 인수하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은행간판을 내리고 이들에 넘어갈 은행은 대동.동남.경기.충북은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위원회 산하 구조개혁기획단은 26일 밤 신한.국민.주택.한미은행의 종합기획담당 임원과 전산팀장.자산실사팀장을 금감위 회의실로 불러 모아 부실은행을 자산.부채만 따로 넘겨받는 자산부채인수 (P&A) 방식으로 인수할 준비작업을 최종 점검했다.

이날 ^경기은행은 신한은행^동남은행은 국민은행^충북은행은 한미은행^대동은행은 주택은행에 각각 인수되는 안이 거론됐으나 은행간 의견이 엇갈려 최종합의를 보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금감위는 직권으로 인수은행과 피인수은행의 짝짓기 작업을 벌여 일방적으로 지시하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리대상 은행이 일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이헌재 (李憲宰) 금감위원장은 이날 회의결과에 대해 27일 오전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재가를 얻은 뒤, 이르면 오후쯤 직권으로 4개 부실은행에 3~5일간의 업무정지명령을 내리고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금감위는 그러나 업무정지기간중에도 보통예금.자유저축예금 등 수시입출식예금의 인출은 금액에 관계없이 모두 허용하고 기업의 당좌예금거래도 터 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돈은 전액 인수은행이 부담하게 되는데 모자랄 경우 한국은행이 콜이나 환매조건부채권 (RP) 을 통해 무제한 지원해 주게 된다.

또 업무정지명령이 내려지는 즉시 은행감독원 검사역과 인수은행 직원들이 본점과 점포에 파견돼 부실은행의 업무를 모두 접수한 뒤 인수은행 명의로 업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감위는 부실은행의 우량자산만을 골라 인수은행에 넘기며 향후 6개월~1년 미만의 기간중 추가로 생기는 부실에 대해서는 전액 정부가 보전해 국제결제은행 (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지 않도록 지원해 주기로 했다.

또 인수은행의 주주가 부실은행의 인수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이에 응할 자금도 한은이 지원해 주기로 했다.

나머지 부실자산은 모두 성업공사가 인수하기로 했는데 필요자금은 추가로 채권발행을 통해 감당하기로 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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