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노 충돌 … 경찰 한때 농성장 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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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쌍용차 노조원 900여 명이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하며 36일째 공장을 점거 중인 쌍용차 평택공장에 26일 한때 경찰이 진입했다.

경기경찰청은 이날 오후 5시15분쯤 사측 임직원이 들어가 파업 노조원들과 대치 중이던 쌍용차 공장 안으로 6개 중대 600여 명을 진입시켰다. 경찰 관계자는 “파업 노조원을 강제 해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노조원과 회사 측 용역 경비원들 간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경찰력 일부를 진입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공장 주변에 27개 중대를 배치해 놓고 있었다. 경찰은 진입 직후 1차로 300여 명을 철수시킨 데 이어 오후 8시20분쯤 공장 밖으로 모두 물러났다.

앞서 파업 철회를 요구해 온 쌍용차 직원 3000여 명은 이날 오후 1시45분쯤 평택공장 정문 인근 기숙사 옆 쪽문 담을 무너뜨리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일부 노조원이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오물을 투척하며 맞서 ‘노·노 충돌’이 벌어졌고 20여 명이 다쳤다.

오후 3시50분쯤에는 공장 정문에 설치된 컨테이너 4개도 철거돼 정문 출입이 가능해졌다. 이후 직원들은 오후 4시40분쯤 본관에 진입했고 노조원들은 도장공장으로 물러났다. 700여 명의 노조원이 농성 중인 공장 안에는 인화물질 24만L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측 용역직원 300여 명은 방패를 든 채 도장공장 진입을 시도했고, 노조원들은 새총으로 볼트와 너트를 쏘며 대항했다.

오후 8시50분쯤에는 노조원들이 본관 뒤편 도로 위에 쌓아둔 타이어 더미에 불을 붙여 소방차가 긴급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오후 11시 현재 사측 임직원 1000여 명은 본관 일대에서 취침 준비를 하는 등 ‘상주 태세’에 들어갔다. 이들은 사태 해결 때까지 노숙을 하며 노조원들에 맞설 방침이다.

정문 주위로는 사측 용역직원들이 배치돼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오후 7시10분쯤 공장에 들어가려던 민주노동당 소속 권영길·홍희덕·이정희 의원은 정문 앞에서 막히자 쌍용차 가족대책위, 금속노조 조합원 등 100여 명과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이날 불법 점거,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쌍용차 노조원 등 11명을 연행해 조사했다.

회사 측은 이날 오전 노조에 대해 976명의 정리해고자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담은 최종안을 제시했다. 450명에 대해 추가 희망퇴직을 받고, 320명은 분사 예정인 자회사나 영업대리점 등으로 전직한다는 내용 등이다.

 정영진 기자, 평택=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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