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기 센서’로 교차로 혼잡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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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우일이라는 회사가 교통정보 실시간 수집시스템을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이 회사 장긍덕(연구실장) 박사는 “차량의 유무는 물론이고 속도와 차종까지 파악한다. 도로 정체의 주범인 교차로 교통량 파악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에 교차로 현장 시험을 신청해 놓았다.

원리는 이렇다. 차량이 도로에 서 있거나 지나가면 땅에서 올라오는 자기장의 방향이 바뀐다. 지구의 자기장을 감지하는 ‘지자기(地磁氣) 센서’로 이를 잡아 영상화하는 것이다. 지자기 방향이 바뀌는 것은 강물이 교각을 만나면 물살의 방향이 틀어지는 이치와 비슷하다.

지자기 센서는 교차로의 도로에 매설한다. 지구 자기장은 쇠에 민감하다. 교통량 파악에 지자기를 쓸 수 있는 건 대부분의 차량이 상당 부분 쇠로 돼 있기 때문이다.

지구 자기장은 차체의 철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등의 속성으로 인해 그 방향이 휘어지는데 차체 중에서도 쇠로 만든 부품이 많이 쓰인 부분에서 이런 현상이 더 심하다. 이를 2차원 영상으로 만들어 차종을 알아낸다. 영상 처리를 하지 않으면 차량의 숫자나 속도밖에 알아낼 수 없다.


가령 소형 승용차가 많이 지나가는지, 버스나 트럭이 많이 지나가는지 따져 볼 수 있다면 교통량을 훨씬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교통량 정보 취합 시스템은 국내외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와 있다. 하지만 차종까지 알아내는 기술은 드물다는 것이 회사 측의 이야기다.

지자기는 거의 변함없이 지구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이 시스템은 기후나 날씨, 밤낮, 장애물 등을 가리지 않고 거의 100% 정확하게 상세한 실시간 교통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전엔 교통정보 수집을 위해 주로 루프·카메라·초음파·레이더 감지기 등을 써 왔다. 그러나 기상이나 장애물 영향 탓에 교통 정보 파악의 정밀도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경희대 전자정보대학의 홍충선 교수는 “지자기 센서로 실시간 교통 정보뿐만 아니라 차종까지 분류할 수 있다면 신호등을 교통량에 맞게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어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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