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 합동업무보고 왜 하나]개혁 '중간채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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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장관들에 대한 '중간평가' 를 실시한다.

오는 26일부터 7월1일까지 경제Ⅰ.Ⅱ, 사회문화, 외교안보 분야별로 장관들을 불러 '국정추진 점검회의' 를 갖고, 장관들의 업무능력.업적 등에 대해 점수를 매길 작정이다.

金대통령이 장관들을 불러 모은 까닭은 각 부.위원회의 개혁작업이 부진하다는 판단 때문에서다.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은 이번 점검회의 계획을 발표하면서 "각 부처는 개혁을 신속히 추진하려 하고 대통령은 과속을 조정하는 모습이 돼야 하는데, 거꾸로 부처는 느린 템포로 나가고 대통령이 앞서 나가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부.위원회별로 15분씩 보고를 받고, 장관들에게 30~40분간 질문을 던질 예정이다.

金대통령은 이를 위해 각 수석비서관들에게 소관부처 업무중 시정이 필요한 사항 등 문제점을 찾아내 '질문 참고자료' 로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金대통령 스스로가 철저한 공부를 통해 장관들의 답변수준을 체크하겠다는 것이다. 金대통령은 보고기준도 정했다.

향후 계획을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밝히고, 미진한 분야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 위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인원.조직.불요불급한 예산사업의 축소 등 기관혁신 방안도 내놓으라고 주문했다. 朴대변인은 그러나 이번 보고를 개각과 연결시키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개각 때 거의 그대로 반영되리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다.

그래서 각 장관실엔 초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金대통령은 이미 장관 개인별 점수를 매겨오고 있다.

기관장들의 조직장악력.업무성과.인사공정성 여부 등을 따지고 있는 공직기강 합동점검반 결과까지 나오면 개각여부에 대한 金대통령의 최종판단이 설 것이란 관측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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