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네덜란드전 대패…전국이 허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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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1일 새벽 월드컵 대 (對) 네덜란드전 5대0 참패를 지켜본 국민들은 깊은 실망감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 '최다 점수차 패배' 라는 기록 앞에 축구팬들은 세계의 벽이 높음을 새삼 실감하면서도 "2002월드컵을 유치한 나라의 실력이 고작 이거냐" 며 분노의 목소리를 터뜨리기도 했다.

멕시코전 역전패 때의 허탈감은 무력증으로 변했고 16강 운운했던 것이 얼마나 환상이었는지 자성하는 소리도 높았다.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자정 무렵부터 6천여명의 인파가 운집한 서울 광화문네거리는 한국팀이 철저하게 무너져내리자 한숨과 흐느낌이 그득했다.

축구팬들과 함께 어울려 응원을 하기 위해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宋동주 (42.회사원) 씨는 "이게 축구 스코어냐" 며 "2002월드컵 개최국의 자부심이 땅에 떨어져버렸다" 고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여대생 任수지 (23) 씨도 "속이 상해 한참 울었다. 마치 그동안 환상속에 살았던 것같아 허탈감이 더욱 컸다" 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21일 하루종일 "방북한 소떼들도 웃을 경기내용" "네덜란드 대학생과 한국 중학생의 경기" "IMF시대 국민을 기만한 죄로 선수단을 구속하라" 등 한국팀의 졸전을 질타하는 분노의 글을 각 통신망에 올렸으며 언론사에도 분노의 전화가 빗발쳤다.

장혜수.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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