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월 중국 통해 미국과의 대화 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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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북한이 지난 1월 중국을 통해 미국에 대화 의사를 타진했었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가 최근 중국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세미나에 참석했던 국내 전문가가 전했다. 임장성 미국 클라이먼 연구소 군사전문가는 세미나에서 “지난 1월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성의를 가지고 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이 메시지를 중국이 미국에 전달했다고 생각하면서 미국의 반응을 기다렸다”며 “그러나 한 달이 넘도록 미국의 반응이 없자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을 무시한다는 인식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북한은 그동안 얘기가 잘 통했던 크리스토퍼 힐 6자회담 수석대표를 미국 새 행정부가 교체한 것에 대해서도 불쾌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 2월 동북아 지역을 순방하는 동안 했던 (대북 강경) 언급과 귀국 직후 그의 행보가 북한에 유화적이지 않았고 (미국이) 6자회담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북한이 강경정책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에 유화 제스처를 보냈으나 답이 없자 로켓 발사와 핵실험 등 강경정책으로 돌아선 것이란 얘기다. 이와 관련, 국내의 북·미 관계 전문가들은 북한의 조급성이 현재의 한반도 긴장을 야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책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클린턴 행정부 때인 2000년에는 시간을 끌다가 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쳤고 오바마 행정부와는 너무 빨리 결단을 내려 기회를 놓친 셈”이라 고 지적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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