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호 닻올린 전경련]막힌곳 뚫을 '묘안'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김우중 (金宇中) 회장 체제를 본격 출범시킴에 따라 앞으로 재계에 새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빅딜 (기업 맞교환) 문제를 포함해 퇴출기업선정.부실기업정리.기업매수합병 (M&A) 등 기업 구조조정을 둘러싼 현안들이 산적한 상태에서 金회장이 특유의 돌파력과 추진력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金회장은 특히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신뢰를 받는등 새 정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앞으로 정부와 재계 사이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활발한 논의.협조가 예상되고 있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 오는 주말 1박2일로 사무국 전 임직원이 밤샘토론회를 갖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과제 개발에 나서기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金회장도 최근 "전경련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을 한국 최고의 연구기관으로 만들겠다" 는 포부를 밝힌 바 있고, 한국의 이미지 쇄신을 위한 해외홍보 강화 방안을 지시하는 등 여러가지 구상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金회장은 ^올해 5백억달러 무역흑자^합작은행 설립 등의 아이디어를 내놓는 등 경제위기 극복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어 위축된 재계가 분위기를 쇄신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2세 총수 위주로 바뀐 회장단을 이끌면서 얽히고 설킨 구조조정 관련 현안들을 비롯, 고금리.수출금융 등의 과제들을 해결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金회장의 대행체제는 최종현 (崔鍾賢) 현 회장이 지난해 6월 폐암 수술 후 건강이 좋지 않았던데다, 올 3월초 전경련 회장단에서 金회장을 차기회장으로 선출할 때부터 이미 예고돼 왔었다.

청와대등 정치권 일각에서도 崔회장의 건강을 고려해 金회장이 일찍 맡는 게 좋지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崔회장은 16일 저녁 손병두 전경련 상근부회장을 불러 회장직 위임의사를 밝혔고 손부회장이 金회장을 찾아가 이같은 의사를 전달, 수락 결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崔회장은 그러나 내년초 전경련 정기총회 때까지는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전경련 활동에 참여하고 자신의 SK그룹 일은 계속 챙길 예정이라고 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민병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