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단체 인터넷서 활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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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상당수의 테러집단이 인터넷에 웹사이트를 개설, 자신들의 주의.주장을 홍보하고, 인터넷 상거래로 운영자금 모금에 나서는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유정 (油井) 폭파 및 외국기업 중역 납치로 악명이 높은 남미 콜롬비아의 반군조직 ELN은 '역정보로 인해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기 위해' 인터넷에 웹사이트 (www.voces.org) 를 개설, 운영중이다.

페루의 반군단체 '빛나는 길 (센데로 루미노소)' 도 웹사이트 (www.blythe.org) 를 통해 '선전 - 사보타지 - 교전 - 선별적인 섬멸' 의 4단계 투쟁형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조직은 인터넷 상거래를 통한 기금모금도 계획중이다.

지난 83년 베이루트에서의 두차례 폭탄테러로 약 3백명의 미국인을 숨지게 했던 '헤즈볼라' 게릴라들도 인터넷 상거래로 자신들의 저작물을 팔고 있다.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최근호 (6월22일자)에 따르면 미 국무부가 특별관리하는 30개 테러그룹 가운데 12개가 웹사이트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또 미 국방부 정보국은 현재 70개에 이르는 국제 테러조직의 웹사이트를 파악, 이를 통해 정보를 수집중이다.

미 정부의 테러리즘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젠킨스는 "테러집단은 그들의 교리나 주장을 언론의 여과나 해당국 정부의 간섭 없이 직접 대중에 전파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려는 추세" 라고 말했다.

미 연방수사국 (FBI) 은 일부 테러집단이 테러공격 계획의 수립에 암호화된 전자우편을 활용하는 게 아닌가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한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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