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텔 “카지노 노름빚 갚아라”한국법원에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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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전문호텔 라마다 오브 네바다는 13일 미국에서 도박자금을 빌려 쓰고 지금까지 돌려주지 않는다며 모 중소기업 대표 李모 (50.서울강남구역삼동) 씨 등 31명을 상대로 대여금반환 청구소송을 서울지법에 냈다.

호텔측은 황상현 (黃相顯) 변호사 등 한국 변호사 7명을 통해 제출한 소장에서 "李씨 등이 96~97년 호텔 카지노를 이용하면서 총 2백86만여달러 (약 39억8천여만원) 를 빌려갔으나 지금까지 돌려주지 않고 있다" 고 주장했다.

미국의 카지노 업소가 빌려준 도박자금을 되돌려 받기 위해 직원을 파견한 예는 있었지만 한국법원에 대여금 반환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黃변호사는 "민법상 도박자금 반환은 인정되지 않지만 이 경우는 국제간 민사소송을 규율하는 섭외사법 (涉外私法)에 따라 결정될 사항인 만큼 법원이 국내법과 미 네바다주법 사이에 어느 것을 적용할지가 관건" 이라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이 카지노에서 1만달러 이상 빌린 한국인은 모두 26명이고 대부분 라스베이거스에 며칠씩 머무르며 2~5차례씩 돈을 빌려 도박을 했으며 호텔측은 이들이 돈을 빌릴 때 서명한 마커 (신용대출증서) 도 확보하고 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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