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전문가]“아시아위기는 자연스런 흐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아시아 경제위기가 경기 하강 국면에 해당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말레이시아 킴엥 증권사의 이코노미스트인 코스타스 파나지오투는 최근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시장 원리를 충실히 따를 경우 아시아는 곧 침체기에서 벗어날 것" 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칼럼 요지

아시아 경제기적의 원동력을 경제외적 요인에서 찾아온 전문가들은 위기의 원인도 마찬가지로 보려고 한다.

이들은 이 지역에 뿌리깊은 연고주의.부패.불투명성 등을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은 경기 확장 다음에 나타나는 침체의 사이클이 위기의 진정한 원인임을 가르쳐 주고 있다. 전세계 증시가 대혼란을 겪었던 지난 87년 블랙먼데이때나 중남미 외환위기로 몸살을 않았던 94년은 모두 세계 유동성 사이클의 하강 국면에 해당하는 시점이었다.

아시아는 지난해 닥친 유동성 수축 국면의 피해자가 됐다. 지난 96~97년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들의 경기가 되살아나면서 자금 수요가 늘어났고 이는 곧 세계적인 자금 경색을 불러왔다.

국제 유동자본들은 경기가 과열된 아시아를 빠져나갔으며 이것이 바로 위기를 촉발시켰다. 경기 순환은 시장 원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적절한 거시 경제 정책을 통해 하강 폭을 최소화할 수도 있다.

성장 제일주의를 표방해온 아시아 국가에서는 중앙은행들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가장 효과적 위기 타개책은 '시장의 힘' 으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것이다. 인위적인 증시 개입이나 부실기업 구제 등의 일본식 해결책은 침체 기간을 연장시킬 뿐이다.

기업 구조 재편이 늦어질수록 경기침체는 길어진다. 은행들이 정상적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국 자본에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

정리 =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