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방미] 상·하원 연설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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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던 미국 국민, 내 생명을 구해주었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여러분이 내게 제공했던 안전한 피난처를 나는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미국과 나 사이에 강한 정치적 유대감을 만들어준 그 운명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에는 아직도 평화가 정착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미 양국군은 북한 공산군과 대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정착시키고, 북한을 화해와 협력의 방향으로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 프로젝트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미국도 미.북 합의의 원활한 이행을 계속해주기 바랍니다.

북한을 화해로 이끌기 위해 한.미 양국은 강력한 안보태세에 바탕을 두고 개방을 유도하는 '햇볕정책' 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 선의와 진실을 가지고 대함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의구심을 떨치고 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한국은 지난 30년동안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말 갑자기 불어닥친 외환위기로 중대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이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것을 돕기 위해 국제적 협력을 선도해왔습니다.

한국 경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원인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내 전임자들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는 없었고, 정경유착과 관치금융이 있었을 뿐입니다. 부정부패가 만연했습니다. 한국은 길고도 험난한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한국 국민과 정부는 하나가 돼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경제구조를 개혁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에게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고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투자입니다.

이제 한국은 외국 투자가들이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게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나라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국제무역에 있어서도 우리는 시장을 개방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방대한 개혁을 추진해나가는데 있어서는 외부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아낌없는 지원이 긴요합니다. 한국이 미국의 강력한 무역파트너로 다시 부상하기 위해 우리는 미국 국민의 격려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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