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의 꿈 '내각제行 정계개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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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종필 (金鍾泌) 국무총리서리는 9일 자민련의 지방선거 패배, 김대중대통령의 '지역연합' 발언에 따른 자민련의 반발과는 달리 상당히 밝은 표정이었다.

金총리서리의 취임 1백일 기자간담회 화제는 단연 전날 金대통령의 '지역연합 정계개편' 발언이었다.

JP는 여유있게 받아들였다.

그는 " (대통령의 지역연합발언) 동서분열의 장벽을 허물자는 얘기" 라고 해석한뒤 "나라 일이 잘되는 것이라면 협력할 수 있는 체제로 환영한다" 고 밝혔다.

자민련의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DJP공동정권내 지분축소 가능성도 대수롭지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국정이 건설적으로 영위된다면 지분이 줄어도 괜찮다" 고 말했다.

JP는 그러면서도 "대통령이 뉴욕에서 자민련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는 점을 환기시키며 내각제의 중요성을 앞세웠다.

그는 지금까지 얘기해온 3~4개 정당구조로의 정계개편 구상에 대해서도 "내각제를 전제할 경우" 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JP는 특히 한나라당에서 '해프닝' 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쨌든 내각제검토 문건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매우 고무된듯 "잘 모르겠지만 얘기는 되고 있다는구먼" 이라며 흐뭇해 했다.

JP는 내각제의 실현가능성을 점점 확신한다는 표정이었다.

여기에는 金대통령의 지역연합 정계개편 구상을 자신의 내각제 용광로에 넣어 용해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

내각제의 필요성에 대해 그는 "양당제는 극과 극으로 서로 싸울 수밖에 없다.

여러 정당이 존재하며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가 돼야 한다" 고 거듭 밝혔다.

JP는 "지금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유보되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내각제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며 국민회의와 약속한대로 '2000년 총선전까지' 내각제개헌을 마무리지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JP는 대신 지금 당장 국정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여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해야한다" 는 '1단계 정계개편' 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결론적으로 JP식 정계개편 구상은 1단계로 여당의 과반수의석을 위해 야당의원을 개별영입하고, 이후에는 내각제를 중심으로 한 3~4개 다수당 체제를 만들어가야한다는 식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대통령이 주창한 '지역연합' 은 지역갈등 해소와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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